회사에서 받은 가을 추천 도서 중 한 권인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스님은 이제 계시지 않습니다만 스님께서 남겨 두신 향기로운 가르침은 
나를 성찰하고 깨어 있도록 해 줍니다.
마음 공부를 하시는 선승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가르침 중 하나가
'놓아버리라'는 말입니다. 

놓아버린다.

무슨 뜻인지 잘 압니다.
(안다고 하고 모른다고 헤아립니다)

이와 관련해서 오늘 아침 출근 길에 문득 떠오른 단상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과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느 쪽을 더 놓아버리기 쉬울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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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질문에 속임이 있음을 알아채셨습니까? 후후...
내 마음 속에서 이러한 비교나 판단이나 생각이 있는 한
절대로 ''는 그 어떤 것도 놓아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입니다.

바로 이것이 '걸림'이 아니겠습니까?

걸림을 만드는 것은 '집착'입니다.
'날 것' 그대로인 것[자연]에 다른 형상, 다른 생각을 집어 넣어서
오히려 마음을 번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대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대로 듣지 않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고, 그리 해석하고)
그대로 느끼지 않습니다. (싫은 것은 거부합니다.)

자신의 내부를 살펴서(관찰/경청),
쓸데 없는 것(망상/허상/판단)에 정력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알아채는 것만으로 집착으로 부터 진정한 자유를 얻습니다.
진정으로 놓아버릴 수 있습니다.

집착하는 마음이 드는지를 또한 살피고 있다면
이 또한 무한히 반복될 고통의 시작입니다.

알아채는 것은 순간이고, 저절로 일어납니다.
저절로 알아채지 못하는 것은 거짓입니다.

  마음 공부를 해 나가면서 서로 같이 공부를 하는 분들과 이런 저런 경험하거나
생각했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합니다. 분명 나와는 다른 존재로 인지하고 있지만
이야기 하는 것을 잘 듣고 있다보면

'어, 나만 그런 것이 아니네 ?'

라거나

'아, 저 분도 다르지 않구나 !'

와 같은 느낌을 나누게 됩니다. 그러는 과정 중에서 타인과 내가 다른 존재가 아닌
동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다른 분이 경험했던 경우를 내 스스로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에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면 좋습니다. 흔히, 종교를 가진 분들을 대할 때의 선입견이 있듯이 마음 공부를 하면 마음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들과 무언가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하라고 했지?'

 또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지?'


등등이 그런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는 모두가 죽은 지식일 뿐입니다.

  마음 공부의 어려운 부분이 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이 알아챘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과 동시에
다른 분 또는 자신이 이미 경험한 사실로서 알고 있는 것이나
 - 마음 공부 과정 중에서 알게 된 것을 포함해서 -
책에서 읽었던 내용, 또는 성현들의 말씀, 종교의 교리, 사회 규범 등등이
떠오른다면 이것이 바로 '자기 억제 시스템'이 내면에서 동작하는 것을
반증하는 겁니다. 이는 타율적인 것이지 마음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누릴 수 있는 '자주적인 삶'이 아닌 것입니다.

바로, 이 '자기 억제' 가 동작하는 그 순간을 바로 알아채고 정직하게 관찰하는 것이  죽은 지식이 아닌 지혜를 구하는 마음 공부입니다.
<= 이것도 지식입니다. ㅠㅠ

  결국, 개인 스스로가 자주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순간순간
자신을 관찰하면서 깨어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 주에 요즘 장안의 화제작 "2012"를 보았습니다.
참으로 재미있게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관에서 보시면 참 재미를 아실 겁니다.

 영화에 보시면 티벳의 노스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어린 제자가 지구 멸망에 관련하여 걱정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으시더니 가만히 차 주전자를 들어서 찻 잔 속에 차를 따르기 시작하십니다. 이윽고, 찻잔이 가득히 찼지만 스님께서는 따르는 것을 멈추지 아니하십니다.

 어린 스님이 놀라서

"스님, 찻물이 넘칩니다."

하시자 그제서야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네 안에 생각이 가득 찼구나."

이런 장면... 다른 곳에도 가끔 등장은 합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되새겨봅니다.

 찻잔 속에 가득찬 찻물은 눈에 보이니까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 속에 가득한 생각은 알아채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저도 제 자신 속에 생각이 가득찬 것을 알아채지 못했었습니다.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으니 알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는 제 속에 생각이 얼마나 차 있는지가 조금씩 보이고 느껴지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이야기해서 간접적인 방법으로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즉, 생각 자체가 얼마나 많은지를 직접적으로 알 수는 없었습니다만
다음과 같이 간접적으로는 가늠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물이 가득찬 찻잔으로 돌아와서 생각해 보시지요.

찻잔에 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외부에서 진동이 전해짐에 따라서 찻잔 속 물 표면에 물결(파문)이 일어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마음 속에도 마찬가지로 이런 파문이 있습니다.

  ''가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맛, 소식, 소리, 장면 등등 오감으로 인지하는
그 어떤 것으로 인해서 내 마음 속에서 관련한 생각이나 느낌이 따라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동일한 생각이 몇 시간, 몇 일, 혹은 몇 주간에 걸쳐서 주기적으로 다시 떠 오르기도 합니다. 친구 또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불쑥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그 때의 상황을 곱씹으면서 화가 날 때도 있고, 기분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그 결과에 대해서 곱지 않은 말이나 행동, 생각을 하는 자신을 알아채고 '이래선 안되지'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은 바로 내 '마음[찻잔]' 속이 '생각[찻물]'으로
채워져 있어서 발생하는 겁니다.

  '마음'이란 찻잔 속에 찻물인 '생각'이 비어져 있다면 외부에서의 흔들림에도 찻잔 속에는 파문이 발생할 일 없이 항상 고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생각을 비워나가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랑의 눈길로 정직하게 그런 자신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요즘 직장은 평가의 계절입니다.
상사 또는 동료 평가에 따라 움직이는 마음 속을 관찰하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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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관념)과 사실]

2009/11/19 16:10 | Posted by Rkakd
   마음 공부를 하면서 '본다(관찰)' 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늘 보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보고 있는 것이 무언지를 알게된
사례를 적어봅니다. 

1. 서점에서...

  영풍문고에서 책을 사려고 했을 때의 일입니다.
도서명을 적어서 갔습니다.
도서 조회 시스템을 통해서 책장 위치와 책의 대략 정보를 출력했습니다.
해당 책장은 6단 정도 되는 높이였고, 책들이 가득했습니다.
책을 찾기 위해서 위에서 아래로 주욱  제목을 훑었습니다.
찾지 못했습니다. 몇 번을 반복해서 찾아 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서점 직원분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여기 있네요."

그 분이 책을 찾는데 1초 걸렸습니다.

2. 바보야, 하드디스크는 2.5 인치였어 !!

이전에 노트북을 사면서 하드 용량이 작다고 느껴서
좀 더 큰 용량의 하드를 하나 사 둔 것이 있었습니다만
노트북에 장착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하드에 맞는 외장 케이스가 없지 싶어서 
그냥 보관을 해 오던 차에 이번에 외장 케이스 제품이 나온것을
발견해서 기쁜 마음에 외장 케이스를 사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디에 두었지는 찾지 못하겠던 겁니다.
분명히 사무실 책상 속이 아니면 사무실 이전할 때 챙겨 둔
상자안에 있어야 할 터였습니다만 도체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틀간을 찾아 헤매던 차에 드디어 찾았습니다.
하드디스크가 상자를 열자 마자 바로 눈 앞에 있었다는 것을 알아채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ㅠㅠ

드디어 외장 케이스를 주문하였습니다.
주변에서 물어보았습니다. 1.8 인치 케이스를 주문했거든요.
전 자신있게 1.8 인치가 맞다고 했습니다.
물건이 왔고, 기쁜 마음에 하드를 케이스에 넣으려고 했습니다.
이런... 맞지 않네?
1.8인치가 아니고 2.5인치였습니다.
분명, 주문하기 전에 하드디스크 모델을 보고 사양서도 다시 한 번
검색해서 찾아보았었습니다. 거기에는 2.5 인치라는 내용이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검색해 보았습니다. 2.5 인치였습니다. ㅠㅠ

두 가지 경우 모두, 제가 보고 있었던 것은 
'빨리 찾고자 하는 생각(조급함)'과 '불완전한 기억' 이었습니다.
'사실'을 앞에 두고도 볼 수 없었습니다.

생각을 보고 있었으면서, 
'사실'을 보고 있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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